총 220만명 성장장애 겪고 지역별 2배이상 차이나기도

북한 0~9세 어린이 2명 중 1명꼴인 220만명이 영양결핍으로 성장 장애를 겪고, 이 중 1만8000명은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의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25일 황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가 북한 중앙통계청과 함께 2004년과 2009년 북한에서 실시한 '영양 평가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보건복지포럼' 3월호에 실었다.

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저(低)체중·만성영양결핍(발육부진)·급성영양결핍(허약 체격)을 보인 북한 어린이는 0~9세 355만명 중 최대 220만명(61.7%)에 달한다. 저체중 아동과 만성·급성 영양결핍 아동 일부는 중복으로 계산되어 있다.

나이에 비해 체중이 미달된 저체중은 0~4세가 32만명(18.8%)이고, 5~9세는 43만명(23.1%)으로 추계됐다. 저체중은 5세의 경우 남자 14.1㎏, 여자 13.7㎏ 미만으로 우리나라 5세 어린이의 평균(18.2㎏)보다 4㎏ 정도 적은 상태를 가리킨다.

영양부족으로 나이에 비해 키가 작아 발육부진을 보인 0~9세 어린이는 123만명(34.7%)에 달했다. 급성 영양실조로 키에 비해 몸무게가 미달된 허약증세 어린이는 21만명(6%)이다.

이 같은 영양결핍 상태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식량 배급이 제대로 안 되고 농토가 부족한 양강도는 전체 어린이의 82.1%가 영양결핍을 보여 평양(43.5%)의 2배가량 됐다. 이어 함경남도, 함경북도, 자강도 순으로 영양결핍이 심각했다.

황 연구위원은 "국제사회의 식량원조로 북한아동의 건강상태가 좋아졌지만, 영양결핍은 여전하다"며 "특히 전체 아동의 0.5%는 극심한 영양실조로 면역력이 떨어져 결핵·폐렴·설사증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