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통 환자에게 겨울은 힘겨운 계절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관절을 잡아주는 인대와 건(힘줄)이 경직되기 때문이다.
통증의 1차 치료는 물리요법과 운동요법이다. 추운 곳에선 운동을 삼가고, 보호대를 착용해 관절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스트레칭과 관절 워밍업도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동작의 변화가 때론 자칫 관절 부상으로 이어져서다.
이 같은 생활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정도로 염증이 심하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소염진통제가 속 쓰림과 같은 위장관계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주부 이모(65)씨는 관절염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지만 며칠간 복용을 망설였다고 했다. 칠순이 넘어 돌아가신 친정 어머니가 관절염 약을 드셨는데, 하루도 속 편히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 다.
기존 소염진통제는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는 효소를 차단하면서 부작용으로 위 점막을 보호하는 기능까지 함께 망가뜨린다.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위산의 pH는 1~2로 강산성이다. 따라서 위 점막이 파괴되면 위벽이 허는 위염이나 위궤양에 걸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관절염 치료제는 3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해야 하므로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소염진통제를 피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관절염약 복용으로 위장관 장애가 있는 분이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병용하는 경우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연유로 어르신들은 통증이 있어도 꾹 참고 지낸다.
하지만 이젠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위장 장애 발생률을 현저히 줄인 쎄레콕시브와 같은 약물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65세 이상 어르신은 이 약의 보험 적용이 가능해졌다. 경제적인 부담이 작으니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주사제는 먹는 약이 불가능할 때 사용하는데, 관절염 진행을 막는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므로 맹신은 금물이다.
노년기에 체중이 불어나면 관절염을 급속히 악화시킨다. 운동은 체중 부담이 작은 걷기·수영·실내 자전거 타기 등을 권한다. 주 3~4회, 하루 30분가량 걷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